혼자 살다 보면 별것 아닌 일로 난감할 때가 많다.
수명이 다한 전구를 갈아 끼우지 못하거나 유리병 뚜껑이 안 열릴 때 같은 경우 말이다.
차라리 큰일이면 당당히(?)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지만, 소소한 어려움은 왠지 말을 꺼내기가 더 쉽지 않다.
새벽 2시 집 앞에 도착했다가 문이 열리지 않자 당황한 여성.
누구에게도 마음 편히 도움을 청할 수도 없는 시간대라 급한 마음에 112로 연락했다.
그런데, 이런 일로 출동할 수는 없다던 경찰의 작은 배려에 울컥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유튜브 채널 ‘경기남부경찰’이 공개한 이 사연은 지난 2018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새벽 2시 112로 전화를 건 여성은 우물쭈물하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도움을 청했다.
“어…그…저기….제가 집에 왔는데…”
당시 전화를 받았던 김화원 경장은 편하게 말하라고 격려했다.
여성은 집에 도착했더니 도어락 건전지가 다 되어서 문이 안 열린다고 털어놨다.
도어락에 적힌 번호를 눌러도 지금은 상담원이 없다고 안내되었다는 것.
여성은 “경찰 아저씨한테 전화 드려도 이게 될 수 있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김 경장은 112는 긴급범죄 관련 출동 부서임을 설명하고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렸다.
중간중간 “네”라고 대답하던 여성은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순차적으로 풀이 죽었다.
김 경장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24시간 열쇠업체를 찾아 문을 열어보도록 조언했다.
전화를 끊고도 마음이 쓰였던 김 경장은 신고했던 여성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성은 업체를 찾지 못해 아직도 집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상태였다.
김 경장은 휴대폰으로 ‘현관문 도어락 방전’이라고 검색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알렸다.
이마저도 안심이 안 되었는지 차근차근 방법을 설명했다.
네모난 건전지를 비상전원부에 갖다 대면 순간적으로 전원이 들어와 그때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면 된다는 것.
또 비상전원부를 찾지 못할까 봐 위치까지 세심하게 알려주고 이해했는지도 확인했다.
대답을 하던 여성은 조금씩 울먹이기 시작했다.
당황한 김 경장이 “어…우시는 거예요? 지금?”이라고 묻자 여성은 울음을 삼키며 “네..지금…편의점에 이거(건전지) 사러 가려구요”라고 대답했다.
잠시 후, 여성은 문자메시지로 김 경장에게 무사히 집에 들어왔다고 알렸다.
이어 “태어나서 처음 112 전화드린 건데…정말 무서웠는데 다시 전화주시고 방법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라며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했다.
도어락 건전지 방전을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이를 모르는 경우 당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 여성은 쉽게 도움을 구할 수도 없는 새벽에 당한 일이라 더욱 막막하고 무서웠을 터.
그런 어려움을 지나치지 않은 김 경장의 배려에 여성은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누리꾼들은 “딸가진 아버지 마음으로 영상 보니 울컥하네요” “혼자서 얼마나 당황했을까” “풀죽은 목소리 귀엽고 안쓰럽네” “112에 전화할 건 아니지만 놀라서 전화한 마음 이해됨”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