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공감하는 특유의 정서 중 하나가 ‘오지랖’이 아닐까 싶다.
부정적으로 쓰일 때도 있지만, 덕분에 종종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누군가 곤란한 일을 당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23일 유튜브 채널 ‘연합뉴스’에는 도로를 점령한 폐지를 나서서 정리해준 시민들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은 지난 1일 경기도 구리시 시내를 순찰하던 경찰차 블랙박스에 찍힌 것이다.
혼잡한 도로의 한 차선을 손수레에서 쏟아진 폐지가 점령한 상황.
손수레 주인으로 보이는 남성 홀로 흩어진 폐지를 정리하려고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남성 옆으로는 차들이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경찰은 안전조치 후 정리를 돕기 위해 남성에게 다가갔다.
그때, 길을 가던 여성이 멈춰서더니 무심히 손수레 쪽으로 걸어왔다.
여성은 메고 있던 가방을 툭 내려놓고는 곧바로 폐지를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다.
바로 앞 치킨집 사장도 장갑을 끼고 나오더니 손을 거들었다.
네 사람이 힘을 모으니 바닥에 쏟아진 폐지는 금세 정리됐다.
하지만 수레는 이미 가득 찬 상태라 모은 폐지를 더 싣기는 무리였다.
난감해하는 이들 앞으로 지나가던 트럭운전사가 차를 세우고 다가왔다.
“제가 가는 길에 실어드릴게요.”
운전사는 폐지를 실을 수 있게 트럭의 적재함을 내어줬다.
트럭에 이미 폐지가 실려있는 것으로 보아, 트럭운전사의 목적지도 아마 재활용센터였던 모양이다.
트럭운전사는 사람들과 함께 폐지를 트럭으로 옮겼고, 현장은 말끔해졌다.
모두 가던 길을 멈추고 자기 일처럼 도움을 준 시민들 덕분이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따뜻하다ㅠㅠ” “구리시민들 멋있네요” “내가 다 고맙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정말 귀한일” “입은 바쁘다고 궁시렁 대면서 몸은 도와주는 분들 있음ㅎㅎ”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