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기업 오뚜기는 ‘갓뚜기’로 불린다.
수십 년 동안 쌓인 각종 미담 덕분에 붙은 애칭이다.
오뚜기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창업주인 고 함태호 명예회장은 외제상표에 기대지 않고 순수한 우리 상표로만 시장을 개척했다.
1980년대에는 국내에 진출한 세계 최대 케첩회사 미국의 하인즈사와 10년 넘게 벌인 전쟁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번듯한 건물 한 채 없었지만, 제품개발과 생산시설에는 아낌없이 투자한 결과였다.
또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는 선대 회장의 뜻에 따라 오뚜기의 대부분 직원은 정규직이다.
서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08년 이후 라면 가격을 동결한 것도 유명하다.
함영준 회장이 경영권을 받은 후 1500억에 달하는 상속세도 정직하게 납부했다.
이마저도 기업의 홍보가 아닌 누리꾼들이 밝혀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1992년 7월부터는 매달 5명씩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런 오뚜기의 미담이 최근 유튜브 채널 ‘햄연지’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햄연지’는 오뚜기 함영준 회장의 딸이자 뮤지컬 배우인 함연지가 운영하고 있다.
함 회장은 딸이 채널을 개설한 지 근 1년 만인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 특집’ 편에 처음으로 얼굴을 비췄다.
이후 같은 달 22일, 딸과 사위의 요리대결 편에 다시 등장했다.
함연지는 오뚜기 제품을 활용한 요리를 준비했고, 함 회장은 먹방을 선보였다.
시청자들은 화목한 가족 분위기와 함 회장의 소탈한 모습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함 회장이 출연한 두 영상에는 뜻밖의 댓글이 하나씩 달리기 시작했다.
“울 막내아들 생후 2개월 때 응급으로 심장 수술하고 그 병원비를 오뚜기 기업에서 후원해주셨어요. 그 아이가 지금 13살입니다. 저희 가족에겐 진짜 생명의 은인이지요. 은혜 잊지 않고 잘 키우겠습니다.”
“심장병으로 고3 때 수술을 받았는데 천만 원 이상 수술비가 들었어요. 부모님께서 여기저기 돈을 빌리러 다니셨지만 여의치 않았는데 병원에서 심장 재단을 알려주셨고 무사히 수술을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오뚜기의 후원이더군요. 수술 받은 지는 이십여 년이 지났고 저는 지금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에게 큰 선물을 해주신 오뚜기 영영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오래전 가난했던 제 조카가 오뚜기회사 도움으로 경북대에서 심장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수술비 전액을 후원해주셨지요. 정말 큰 액수였어요. 조카는 건강하게 잘 자라서 의료인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20년도 더 지났지만 잊지않고 있습니다.”
“대학시절 정말 돈이 너무 없어서 학업을 중단할까 했는데, 학교를 통해서 거금의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그때 이후로 일이 잘 풀려서 학업을 계속하게 되었고, 현재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중입니다. 곧 다시 한국에 돌아가서 제 전공인 식품관련 연구직으로 정착하게 될 텐데, 그때 입은 은혜를 꼭 갚아드리는 날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마움이 담긴 댓글에는 수만, 수천 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수십 년 동안 오뚜기가 내민 도움의 손길에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건졌고 또 삶이 바뀌었다.
아파서 결석하던 아이는 운동장을 뛰며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심장이 아팠던 아이는 어엿한 의료인이 됐고, 학비가 없던 대학생은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다.
기적 같은 뭉클한 사연에 누리꾼들은 감동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 누리꾼은 “푸드뱅크 관리로 일할 때 들어오는 물품 중 압도적인 브랜드는 오뚜기였다. 저소득층에게 도움이 정말 많이 된다. 정말 존경받아야 할 기업”이라며 또 다른 미담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