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으로 보이는 택배기사가 하얀색 스티로폼 상자를 들고 A씨의 집을 찾았다.
아이스크림을 주문한 A씨에게 상품을 건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택배기사의 표정이 어딘가 좋지 않았다.
스티로폼 상자 속 아이스크림은 전부 다 녹아 있었다.
택배기사는 “원래 이게 토요일에 배송을 왔어야 하는데, 그날 이 근처까지 배송을 왔다가 빨리 차를 빼달라는 요청 때문에 급하게 차를 뺐었다. 당시 정신이 없어서 이 물건을 깜빡하고 배송하지 못해드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배송누락으로 회사에 환불 처리해야 하는데, 그러시면 번거로울 테니까 비용이 얼만지 알려주시면 현금으로 드리겠다”고 말했다.
A씨는 정직하게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택배기사에게 잘못을 떠안기고 싶지 않았다. 회사 측에 환불 처리하면 택배기사님이 곤란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A씨는 총금액 1만 5500원에서 1만원만 받겠다고 말했다. 비 오는 날 고생하는 택배기사에게 모든 비용을 다 받기가 미안해서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1만원만 받을게요. 담배 한 갑 샀다고 생각할게요”라고 말하며 냉장고에 있던 음료수 한 캔을 함께 건넸다.
택배기사는 “돈을 다 주겠다”고 말했지만, A씨는 정중히 이를 거절하고 택배기사를 보냈다. 그런데 잠시 후, 또다시 누군가가 A씨의 집 문을 두드렸다. 방금 그 택배기사였다.
택배기사는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왔다”고 말했다. A씨가 주문했던 아이스크림이 종류별로 하나씩 봉지 안에 들어 있었다.
“정말 괜찮아요”라고 말하는 A씨 손에 아이스크림을 쥐여준 택배기사는 그제야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다시 빗속을 걸어갔다.
해당 사연은 지난 2018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A씨의 경험담이다.
A씨는 “택배기사님께 아이스크림을 받았다”라며 자신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편의점에서 산 아이스크림은 비쌀 텐데…”라며 “택배기사님이 내가 주문한 아이스크림을 하나, 하나 확인해 편의점에서 직접 사 오신 거였다”고 고백했다.
끝으로 “뜻하지 않게 받은 호의에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