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파트 화재로 두 아들 잃은 부모에게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자식을 먼저 보낸 슬픔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장례비 마련조차 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9살, 18살 형제는 지난 8일 새벽, 울산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
동생은 집 안방에서 자고 있다 숨졌고, 형은 불을 피해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매달려 있다 추락해 사망했다.
사고 당시 형은 친구와 음료수를 사려고 집을 비웠다.

돌아오는 길에 집에 불이 나 있자 동생을 구하려고 불길 속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형은 어릴 적 사고로 장애가 있는 9살 터울 동생을 일 때문에 집을 비우는 부모를 대신에 살뜰히 챙겼다고 한다.
기숙사 생활을 하느라 주말에만 만날 수 있었던 동생이었지만 개학이 연기되면서 최근에서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형제의 부모는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로 진 큰 빚을 갚기 위해 식당을 운영하면서 모텔 수건을 수거하는 일을 부업으로 하고 있다.
불이 난 시간에도 식당 장사 준비를 위해 집을 비운 상태였다.

형제를 잃은 부모는 급하게 빈소를 차렸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장례비 마련에 고초를 겪었다.
이런 딱한 사정이 알려지자 부모를 도울 방법을 묻는 전화가 쇄도했다.
불이난 아파트가 있는 전하 1동 주민센터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 회 등으로 25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이들은 “숨진 아이와 같은 반이었던 친구 엄마여서 돕고 싶다” “자신도 예전에 집이 불에 탄 경험이 있다”라며 각각의 이유로 부모를 돕겠다고 나섰다.

이 소식에 울산시교육청도 부서별로 자발적으로 성금 모금을 진행했고, 울산 동구청 희망복지지원팀은 개인 후원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정을 파악하고 장례비를 우선 지원했다.
두 형제의 빈소는 울산대학교병원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1일장으로 치러져 10일 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