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몸이 아플 때, 혼자 있거나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만큼 서러운 것도 없다.
특히 약국이 모두 문을 닫을 시간인 밤이나 새벽에 갑자기 아플 경우 더욱 당혹스럽다.
응급실에 가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약국에서 약을 사 먹고 싶은데 문을 연 약국은 없고.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아픈 사람들을 위해 24시간 문을 열어두는 약국이 있다.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바른손 약국’이다.
이곳에는 다른 약국에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초인종’이다.
새벽에 아픈 사람이 찾아와 초인종을 누르면 약국에 불이 켜진다.
이 약국을 운영하는 김유곤 약사는 24시간 약국을 비우지 않고 열어둔다. 새벽 1시까지는 문을 열고 환자를 기다리다가, 1시가 넘으면 쪽방에서 잠을 청한다.
그러다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면 김유곤 약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환자를 돌본다.
그가 제대로 잠도 못 자고, 쉬지도 못하는데도 약 10년간 24시간 약국을 운영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아픈 사람들을 위해.
김유곤 약사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동네에는 어르신들과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데, 모두 사회적 약자다. 그들이 몸까지 아픈데 약을 살 곳이 없으면 그것만큼 서러운 것이 있겠나 싶었다. 약사의 사명감으로 심야약국을 운영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돈 때문에 새벽까지 문을 연다고 사람들이 오해했다”라며 “새벽에 문을 열어두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약국을 찾는다. 어떤 분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 덧붙였다.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아픈 환자들을 위해 노력하는 김유곤 약사의 선행에 누리꾼들은 힘찬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