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에 사람 이름으로 된 ‘권상철집앞’ 버스정류장이 생긴 이유

황효정
2019년 09월 17일 오후 4:28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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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초등학교 앞’, ‘XX역 앞’, ‘XX시청 앞’, ‘XX사거리 앞’도 아니고 ‘누구누구네 집 앞’ 정류장이 있다.

지난 9일 방송된 퀴즈 프로그램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강원 태백에 있는 ‘권상철 집 앞’ 버스정류장에 관한 문제가 출제됐다.

강원 태백에는 ‘권상철 집 앞’이라는 국내 유일무이한 버스정류장이 있다. 이 버스정류장은 어쩌다 생기게 된 걸까.

정답은 “아픈 아내를 위해 남편이 정류장 설치를 건의했다”였다.

연합뉴스

지난 1999년, 암 진단을 받은 권상철 씨의 부인은 통원치료를 위해 버스를 자주 탔다.

권상철 씨 부부의 집은 깊은 산골에 있었고 버스정류장이 멀었다.

아내가 아픈 몸으로 멀리까지 걸어가고 힘겹게 걸어오는 게 속상했던 권상철 씨는 태백시 교통행정계에 정류장 설치를 건의했다.

사정을 들은 태백시는 권상철 씨 집 앞에 정류장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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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새 정류장 근처에는 권상철 씨 집 외에 아무런 건축물이 없었기 때문에 정류장 이름을 ‘권상철 집 앞’으로 정했다.

권상철 씨는 2010년 세상을 떠났다. 버스정류장 또한 새 단장을 했다. 버스정류장의 이름은 권상철 씨의 아들인 ‘권춘섭 집 앞’으로 바뀌었다.

아픈 아내를 위해 버스정류장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나면서는 아들에게 버스정류장을 물려준 남편이자 아버지, 권상철 씨.

사연을 알게 된 프로그램 출연진은 “직접 가보고 싶다”며 감동했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