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더클럽’ 인스타그램이 센스터지는 광고 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더클럽은 홈플러스의 창고형 온라인몰이다. 온라인으로도 대용량 상품 구매를 원하는 소비패턴의 변화에 빠르게 발맞추기 위한 서비스다.
이에 맞춰 인스타그램 광고전략도 색다르게 접근했다. 대용량 상품이라는 점을 내세워 상품을 나열한 패턴 이미지를 활용했다.
베이비 당근, 우유, 달걀판, 젤리, 홈매트, 이쑤시개, 라면, 호박엿 등을 정렬해 패턴을 만들어 찍은 사진은 미술 작품을 떠오르게 할 정도. 옥수수를 한알 한알 수놓아 만든 패턴과 팔로워 2천 명 기념으로 이천쌀로 만든 ‘2000’ 마크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압권은 다소 긴 글인데도 중간에 절대 끊을 수 없게 만드는 찰진 필력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줄지어 늘어선 파란 홈매트 모기약 사이에 딱 한 칸 빈 곳에 모기가 한 마리 놓인 사진. 그 아래에 모기 시점으로 쓰인 글이 있다. 짝짓기를 향한 의지를 불태우던 수컷 모기는 점점 몸이 마비되고 그러다 다가오는 휴지를 보자 이렇게 외친다.
“인간아… 잘못 짚었다. 난 #비건이라고…”
이어 수컷 모기는 피를 뽑지 않고 과일과 채소 과즙을 주식으로 한다는 설명이 붙는다.
우유 광고에는 어릴 적 내 우유를 대신 마셔주고 “두개 끝!!”이라고 소리치던 친구가 소환된다. 그 아이의 알림장을 대신 써주는 것으로 감사함을 전했다는 고백과 함께 이런 자아 성찰로 귀결된다.
“그때부터였구나.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매일 글을 썼던 것이…”
알알이 놓인 옥수수 사진에는 고대 잉카 문명의 점성술을 언급하며 “정갈하게 배열된 천여 알의 옥수수 모양은 디자이너의 굳어진 승모근을 뜻한다”라고 풀이해 웃음을 안겼다.
썸을 활용한 글은 웃프다. 함께 떠날 생각에 마카오 항공권을 끊었다가 “언제 우리가 사귐?”이라는 말에 혼자 여행을 떠나며 이렇게 읊조린다.
“너 절대..절대… 돌아오지 #마라”
눈치챘겠지만 마라탕면 광고 글이다.
주말에 바쁘냐고 묻는 알바 친구. 그냥 집에 있으려 했다는 수줍은 대답에 그 친구는 환한 미소로 “그럼 대타 좀 해줄래요? 주말에 데이트가 있어서…”라며 기대감을 한방에 날린다.
인스타그램에서 글이 길면 건너뛰기 마련. ‘더클럽’은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시도하다 보니 글이 꽤 길다. 그럼에도 더보기를 눌러서라도 읽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만큼 재치 있고 재밌기 때문이다.
‘더 클럽’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필력 무엇” “저세상 갬성” “어디서 드립 좀 배우셨나 봐요”라며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