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지쳐보이는 강아지 한 마리가 우리 집 앞마당을 서성거렸다.
목줄이 있는 걸 보니 떠돌이 개는 아닐 테고 배도 통통하니 잘 먹고 자란 티가 났다.

주인이 꽤 아끼는 녀석이지 싶은데 왜 남의 집을 서성이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궁금해서 밖으로 나갔더니 녀석이 조용히 내게 다가왔다.
왠지 안쓰러워 보여 녀석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주고는 일어섰다.

어라? 근데 이 녀석이 나를 따라 들어온다.
그리고는 별스럽지 않게 적당한 곳을 찾아 몸을 말고는 잠이 들었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푹 잠을 잔 녀석은 벌떡 일어나 문 쪽으로 향했다.
가려는 듯싶어 문을 열어주었고 그렇게 녀석은 떠났다.
다음날, 녀석은 또 우리 집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집으로 들이니 어제 잤던 장소에서 또 한 시간 동안 자고 떠났다.
이 일이 몇 주째 반복됐다. 나는 정말 궁금했다. 이 녀석이 왜 이러는지.
하루는 녀석의 목줄에 메모를 하나 적어 보냈다.
“이 사랑스러운 강아지의 주인이 누군지 알고 싶어요. 또 녀석이 거의 매일 오후에 우리 집에서 낮잠을 자고 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도요.”
다음날, 어김없이 낮잠을 자러 우리 집을 찾은 녀석의 목에 쪽지가 붙어있었다.

“우리 집에 아이가 여섯입니다. 그중 둘은 세 살 밑이고요. 녀석이 부족함 잠을 채우려고 그러나 봅니다. 내일은 저도 녀석과 함께 가도 될까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외국 누리꾼이 쓴 글과 몸을 말고 자는 개 한 마리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주인이 감사 인사하러 가는 줄 알았더니 같이 수면 부족 해결 ㅋㅋ” “댕댕이 을매나 피곤했으면” “아이가 여섯이면 피하고 싶을 듯 ㅠㅠ”이라며 다둥이 네 집에 사는 댕댕이의 고충에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