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는 중국과 어울려주지 않는다. 이는 중국을 너무나도 자극하는 일이다. 몇 년 전부터 중국 정부는 TTP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음모라고 주장해왔고, 그 영향은 이미 중국 사회 곳곳에 스며들었다. 그로 인해, 이번 TPP 타결 소식이 전해졌을 때 굳이 중국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중국 각계각층에서 강렬한 반응이 나타났다.
다양한 반응에서 드러난 한 가지 공통점은 중국이 고립됐음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립의 원인과 결과, 그 대처방안에 대해서는 견해가 제각각이다. 이번 현상은 외부의 관측자에게 중국과 외부의 관계를 통찰할 좋은 기회다. 견해를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봤다.
견해 1: 고립의 원인은 중국이 국제규범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중국은 10여 년 전 WTO에 가입했지만 아직 국제사회의 규칙을 잘 지키지 않아 다른 국가로부터 미움을 사고 있다. 그래서 미국 등으로부터 소외당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는 다시 세 가지로 의견이 엇갈린다.
하나는 중국경제가 이로 인해 쇠약해지고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의견은 해외 웹사이트에서 많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하나는 TPP로 촉발된 위기감이 ‘부도개혁’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주로 국내에서 보는 시각이다. 이러한 ‘부도개혁론’은 이달 8일 재경망(財經網)에서 게재한 ‘TPP는 경제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아니다. 효력발효는 빨라야 2017년부터다’라는 기사가 대표적이다.
기사에서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수석연구원이자 백악관 경제보좌관을 지낸 매튜 굿맨(Matthew Goodman)과 인터뷰를 통해 ‘부도개혁론’을 제기했다. 골자는 TPP는 내부정치와 투명성에 있다는 것. 따라서 중국이 가입하려면 계속해서 국내 개혁을 실행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굿맨은 TPP 참가국 중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은 나라도 있다면서 베트남을 예로 들었다. 예외 조항이 많아 타결까지 별도의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 따라서 중국이 TPP 가입을 희망한다면, 중국에도 준비시간이 주어지리라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은 몇 가지 선택권이 있다”며 “첫째, TPP에 가입하는 것을 장기적으로 바라본다. 둘째, 전면적으로 경제협정을 추진한다(RCEP). 셋째, 중국과 미국 쌍방 투자 협정(BIT)에 대해 빠른 결정을 내린다. 넷째, 아시아와 태평양의 자유무역(FTAAP)에 대한 판단을 빠르게 한다”고 덧붙였다. 기사의 목적은 ‘TPP에 가입해 중국 부도를 개혁하자’임이 분명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이 결국 TPP에 가입하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7일 펑파이(澎湃)뉴스는 기사에서 ‘TPP가 일단락되고 나서, 중국은 뒤따르는 것 외에 선택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실 ‘뒤따른다’ 역시 부도개혁을 의미한다. 이 기사에서는 TPP가 상품의 무역자유화라는 목표 외에도 서비스무역•지식재산권•환경보호•노동기본권•경쟁중립성 등을 목표로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은 WTO 가입 후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런 목표를 실현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단기간 안에 이러한 조건들을 받아들이기란 확실히 어렵다.
이 기사에서는 ‘음모론’에 대해 반박하며, “WTO 가입 전에도 음모론과 우려감이 중국을 괴롭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차이점은 좇겠다는 생각이 작아지고 맞서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분명한 점은 좇아가는 것 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의 내용은 모두 정론이다. 양펑덩(楊鵬等)의 기고문 ‘TPP 총론: 역사 변동 정세가 시작될 것이다’에서는 위기를 지나치게 부각한 면이 있지만, 이 또한 중국이 부도 위험 상황에서 개혁하길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TPP 조항의 궁극적 목표는 중국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견해 2: TPP는 미국이 세운 자본제국의 음모다. 중국은 계속 ‘똥 막대기’를 저어야 한다.
이러한 견해는 TPP가 중국에 고의성을 갖고 있다고 여긴다. 이것은 ‘경제적 NATO’이며 중국을 봉쇄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견해를 가진 거의 모든 사람은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ISDS)에 대해 의견이 많다. ISDS가 국가보다 다국적 기업에 더 큰 권한을 준다고 생각한다. ISDS로 다국적 기업은 국가의 법률과 정책변화로 인한 손실에 배상을 요구할 수 있으며,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과도하게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TPP에서 가장 무서운 장치이며, 이로 인해 미국이 가장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여긴다.
최근 중국 온라인에서 퍼진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TPP의 놀라운 비밀’이라는 게시물이 바로 이러한 견해의 대표적 사례다. 이 게시물에서는 미국이 TTP로 자기만의 집단을 형성한 이유를 거대한 대중 무역 적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위키리크스 창시자 줄리언 어산지가 올해 밝힌 내용을 인용해 “TPP와 WTO의 가장 큰 차이는 포함하고 있는 범위나 협정의 강도가 아니며 관세의 높낮이는 더더욱 아니다. 핵심은 다국적 기업에 대한 법적 규제의 차이”라고 말했다.
TPP에 따르면 회원국의 주권이 제약을 받는다. 무역분쟁이 생길 경우 뉴욕 국제사법재판소에 중재를 요청하고 판결에 따라야 한다. 어산지는 한 인터뷰에서 “TPP가 토론하는 것은 자유무역이 아니라, 다국적 기업의 지배”라고 말했다.
게시물에서는 TPP 법안이 미 하원에서 통과되고 회원국의 승인을 받게 되면 미국을 포함한 회원국은 자국 법률에 반드시 TPP 협정 정신을 포함시켜야 하며 뉴욕 국제사법재판소는 전 세계 최고의 법정이 된다면서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각 회원국이 주권을 팔도록 하여 빗발치는 저항을 불러일으켰다”고 해석했다.
또한, 게시물에서는 “이러한 TPP는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것이 명백한데 중국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다국적 기업이 결정한 조항은 주권을 초월해 존재하는 것으로 이것은 매국이다!”라며 TPP가 중국을 끼워주지 않는 문제에 대해 “나라의 주권을 팔아야 한다면, 중국은 절대 참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재한 후 “어떻게 하나하나 와해시킬 것인가”를 논했다.
싱가포르대 동아시아연구소장 정융녠(鄭永年)은 ‘TPP가 세계에 가져온 것은 하나의 새로운 자본제국 경제이다’라는 책에서, 아직 형성중인 TPP는 일종의 주권국가의 자본경영 방식을 초월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이 자본제국과 현재 자본 세계화는 다르다. 이것은 더 깊은 단계의 자본제국이다. 즉, 민족과 국가를 초월하고 민족과 국가의 영향을 받지 않거나 민족과 국가의 영향에서 벗어난 자본제국이다.
싱가포르대 아시아법률연구센터 왕장위(王江雨)는 엄청나게 긴 강연인 ‘대중국 자유무역 구역에서 태평양 전체의 협의’에서 TPP는 두 명의 피해자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중국, 다른 하나는 WTO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적절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국가와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한•중•일 자유무역을 구축하며, TPP에 가입하는 방안이었다. 그 목적에 대해서는 “우리는 가서 똥 막대기 젓듯 훼방할 수 있다.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고, 당신이 측정한 가격에 대해 하나도 동의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시간을 끌며 방해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왕장위는 ‘TPP에 대한 의문 해결, 중국은 어떻게 훼방할 것인가’이라는 기고문에서 다시 한 번 소란을 피울 것을 주장하면서 ‘똥 막대기’라는 저속한 어휘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 기고문에서는 “TPP는 깨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중심축과 부챗살’(Hub and Spokes) 모형의 FTA 네트워크만 기억하면 된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TPP로 인해 중국의 수출은 하락하겠지만, 수입은 더 큰 폭으로 하락한다. 즉 많은 TPP 회원국이 중국시장 점유율이 잃을 것이라는 의미다. 중국 입장에서는 TPP에 가입하지 않고도 회원국과 개별적으로 비슷한 협정을 맺을 수 있다. 그 예로 호주, 페루와 협정을 맺는 것이다. 그러나 호주와 페루 사이에는 이런 협정이 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자전거 바퀴의 ‘중심축과 부챗살’처럼 중국이 중심축이 되고 주변국은 외곽을 둘러싸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발언이 정론 아니다. 중국은 WTO 가입 후 규정상 빈틈을 이용하면서 규정을 지키는 다른 회원국의 미움을 사고 있다. 이것이 TPP에서 중국과 놀아주지 않게 된 이유다. 견해 2를 따르는 사람들은 원인을 분석하지 않고 중국이 계속 ‘똥 막대기’를 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화민족의 장래를 망치는 어리석은 짓이다.
‘중국몽’을 실천하면 ‘국제고아’된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TPP는 경제협약이며 자유무역을 보장하고, 관세를 없애고 새로운 규정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그 실상은 미국적 가치관의 관철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우리의 잠재적 고객 95% 이상이 외국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같은 나라가 세계 경제질서를 쓰게 할 수는 없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세계 경제질서를 쓰고, 노동자 및 환경 보호를 위한 높은 기준을 설정하는 동시에 미국산 제품에 대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라는 발언 그대로다. TPP의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ISDS)은 국가가 경제에 개입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다.
본문에서 인용한 견해2는 확실히 중국 정부의 가려운 곳을 긇어주고 있다. 정부의 힘을 제한하는 TPP는 중국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만약 TPP에 중국을 가입시켜주더라도 이는 중국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다. 경제 개입은 중국으로서는 생명줄 같다. 최근 몇년 동안 중국은 경제에 대한 개입을 강화해왔다.
중국정부는 TPP에 대한 검토 후 TPP의 규정이 (미국의) “중국을 평화적으로 변화•발전시키려는 새로운 음모”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국제와의 연계’를 끝내고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고 말했다. 10월 10일 베이징대학에서 ’세계 마르크스주의 대회’를 개최했으며, 이 대회를 2년에 한 번씩 정례화하기로 했다. 10월 9일 조선 노동당 설립 70주년 기념식에는 류윈산(劉云山)이 참석해 북한 김정은에게 시진핑의 편지를 전했다. 중국은 이와 관련 ‘정치일’은 완전히 통계하지 않는다. 이것은 18대 이래, 시진핑과 김정은 13번째 ‘상호 소통’이다.
오늘날, 사회주의 진영에는 겉으로는 친한 척하나 속은 딴판인 형제들이 있다. 쿠바는 미국과 국교를 회복했고, 베트남은 TPP로 도피했다. 또한, 큰형인 중국과 동생인 북한이 있다. 이 두 형제는 다시 한 번 손잡고 중국이 세계 마르크스주의의 새로운 중심이 되도록 노력하려 한다. 베이징은 ‘국제고아’가 되는 것도 무서워하지 않고 TPP에서 ‘놀아주지 않는 것’도 개의치 않으며 붉은 강산을 유지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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