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인간의 뇌, 아동기 이후에도 꾸준히 자란다…”평생 성장 가능”

카라 미셸 밀러(Cara Michelle Miller)
2025년 07월 16일 오후 8:28
MAXIMUM ART/ShutterstockMAXIMUM ART/Shutterstock

78세 노인의 뇌가 사망 후에도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연구진은 미성숙한 뇌세포 집단을 발견했는데, 이는 인간의 뇌가 어린 시절을 훌쩍 넘어서도 새로운 뉴런을 계속 생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진이 이달 발표한 이번 발견은 성인이 되어서도 뇌가 성장이 멈추지 않고 평생에 걸쳐 새로운 뇌세포를 만들어낸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를 제시한다.

과학자들은 성인 인간의 뇌 해마 부위에서 드물게 신경 전구 세포를 발견했다. 뇌 해마는 말발굽 모양의 구조로 대뇌 깊숙한 곳에 위치하며 기억을 저장하고 형성하는 뇌의 기억 중추 역할을 한다. ‘신경 전구 세포’란 뇌에서 신경세포(뉴런)나 교세포(아교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미성숙한 세포로, 뇌 발달 중에는 다양한 신경세포를 만들어내고 성인 뇌에서는 손상된 신경 조직 회복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카롤린스카 연구소 요나스 프리센 교수는 성명에서 “이번에 우리는 이러한 기원 세포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성인 뇌의 해마에서 신경세포 생성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연구자인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마르타 파텔리니 박사는 에포크 타임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성인 신경세포 생성은 뇌 회복에 한 줄기 희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현상이 우울증, 알츠하이머 질환, 노화에 따른 인지 기능 저하 치료법 개발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뇌 속 숨겨진 작업장

연구팀은 영아부터 78세에 이르는 기증자 36명의 사후 뇌 조직을 분석했다. 세포의 유전자 활동을 통해 세 가지 주요 유형의 신경 전구 세포를 확인했다. 이 세포들은 세포 분열과 초기 신경세포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활성화돼 있었는데, 이는 신경세포 생성의 대표적 특징이다.

파텔리니 박사에 따르면 이 세포들은 세포 분열과 초기 신경세포 발달과 관련된 유전자 활동을 보였으며, 성숙한 신경세포 근처의 치아이랑(dentate gyrus)에 모여 있었다. 이는 성인기에도 새로운 뇌세포가 계속 생성된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연구진은 전했다. ‘치아이랑’이란 해마 내 주요 요소로,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고 기존 기억과 유사한 정보를 구분하는 역할을 하며 신경 생성이 일어나는 성인 뇌의 주요 부위 중 하나다.

연구진은 해마 내 치아이랑에 집중했다. 이 구조는 동물에서 신경 생성을 지원하는 것으로 오랫동안 의심돼 왔다. 흔히 ‘뇌의 기억의 관문’으로 불리는 치아이랑은 유사한 경험들을 구별하고 독특한 기억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전 연구들은 성인에서 미성숙 신경세포를 확인했지만 이 세포들이 새로 생성된 것인지 아니면 성숙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미성숙 상태로 남아 있었던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신경 전구 세포는 어린이에게서 가장 풍부하게 발견됐으나 성인 뇌에서도 다소 적은 수로 여전히 확인됐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개인 간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일부 기증자에게서는 많은 새 세포가 발견된 반면 다른 이들에서는 거의 없거나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는 유전, 스트레스, 정신 건강, 생활 방식 등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아 생긴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적은 수의 세포라도 중요

몇 개의 새로운 세포만으로도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치아이랑에서 대부분의 성숙 신경세포는 기존 연결에 고정돼 있어 가장 강한 신호에만 반응하지만 새로운 신경세포는 더 유연해 새로운 연결을 형성할 수 있고 높은 적응력을 가진다.

“비록 수가 적더라도 이 신경세포들은 항상 입력 신호에 반응한다”고 이번 연구의 공동연구자 이오누트 두미트루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해마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 가소성은 새로운 신경세포들이 특히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데 매우 가치 있게 만든다. 이러한 능력은 나이 또는 질병으로 인해 흔히 저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경 생성이 많다고 해서 언제나 뇌 건강이 더 좋다는 뜻은 아니다. 한 사례에서는 매우 많은 새로운 세포를 가진 기증자가 후에 간질 진단을 받았는데 이 질환은 과거 신경 생성 증가와 연관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미트루 박사는 이러한 연관성은 여전히 사례 보고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두미트루 박사는 “우리는 변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연구들에서도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신경 생성이 더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사람에 따른 신경 생성량을 측정하기 위해 설계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보여준 것은 이러한 세포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수가 얼마이며 왜 그런지는 더 많은 정량적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치료 및 향후 전망

이 세포들이 어떻게 발달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언젠가 뇌 손상, 신경퇴행성 질환, 정신 질환을 새로운 뇌세포 성장으로 치료하는 방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치료법은 증상을 관리하거나 진행을 늦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을 뿐 이미 손실된 뉴런을 대체하진 못한다.

“줄기세포가 어떻게 분열하고 통합되는지 그 메커니즘을 배우는 것이 출발점이 된다”라고 두미트루 박사는 말했다. “이는 뉴런이 손실돼 대체가 불가능한 경우 이를 활용한 치료법 개발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포유류와 달리 성인 인간의 신경 전구 세포는 동물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몇 가지 독특한 유전자를 발현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유전적 차이가 특정 뇌 질환이 인간과 동물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일 수 있으며, 효과적인 맞춤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인간 신경 생성 과정을 직접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발견은 성인 뇌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성인 뇌를 정적인 기관이 아닌,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기관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신경과학자들은 뇌가 신경 가소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는 뇌가 평생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며 적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특히 새로운 것을 배울 때 그렇다.

이러한 유연성은 뇌 손상과 정서적 외상으로 잃어버린 기능을 다시 배우는 것을 돕는다.

이번 연구는 스스로 신경 생성을 촉진할 방법이 있는지 밝히지 못했지만 두미트루 박사는 동물 연구 사례들을 언급하며 운동, 수면, 스트레스 감소가 뇌 건강을 유지하고 신경 생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운동은 뇌 혈류, 혈액-뇌 장벽 투과성, 그리고 신경영양인자 발현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 모두가 신경 생성과 인지 기능 개선에 기여한다”고 파텔리니 박사는 말했다.

현재로서는 과학적이면서도 희망적인 메시지가 전해진다. 당신의 뇌는 아직 성장 중이며, 우리가 어떻게 생활하고 배우며 뇌를 돌보느냐가 과거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