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당신을 위한 ‘13일의 금요일’ 생존 가이드

2025년 06월 13일 오후 3:18

금요일이다. 13일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지금 이 글을 이불 속에 숨어서 한 손엔 소금통, 다른 손엔 묵주를 쥔 채 읽고 있다면 당신은 공식적으로 ‘프리가트리스카이데카포브(Friggatriskaidekaphobe)’다.

그렇다. 이건 실제 존재하는 단어다. 얼핏 듣기엔 마치 무제한 브런치가 끝난 후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 프로세코를 마시다 뿜을 법한 소리처럼 들리지만 기본적으로는 고대 라틴-그리스-노르드어로 “오늘은 못 나가요. 수성이 삐졌고 검은 고양이가 째려봤고 토스트가 버터 쪽으로 떨어졌어요”란 뜻이다.

예수의 제자 유다는 최후의 만찬에 초대된 13번째 손님이었다.

숫자 13은 당신의 전 애인이 보낸 ‘발리 단체 채팅방’보다 더 많은 전 세계적 재앙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우리는 지금 성경 속 유다가 최후의 만찬에서 13번째 손님이었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말썽꾸러기 신 로키 역시 13번째 손님으로서 완전히 평화롭던 발할라 저녁 파티에 난입해 결국 모든 신의 사랑을 받던 발두르를 죽게 만들었다. 1307년 13일의 금요일에는 전원 맞춘 옷을 입고 조용히 지내던 템플 기사단 전체가 체포되기도 했다. 템플 기사단은 영화 ‘인디애나 존스’에서 잃어버린 성배를 찾아 나선 기사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솔직히 역사 속에서 숫자 13은 마치 잘나갈 땐 보이지도 않다가 꼭 모든 걸 망칠 타이밍에만 등장하는 그룹 과제 팀원처럼 취급받아 왔다.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다.

마야인들도 있다. 마야 문명은 시간을 매우 정밀하게 계산했고 그 중심에는 ‘장기력(Long Count)’이란 연대 기록 시스템이 있었는데 이 중 가장 긴 주기인 13번째 ‘박툰(baktun)’의 끝인 2012년 12월 21일을 세상의 종말과 연결 지으며 모두를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 우리는 그해에 집단적으로 마야 수학을 이해하는 척하며 통조림 콩을 사들였다.

그리고 2010년 8월 13일 금요일 오후 13시 13분에 번개를 맞은 영국의 한 10대도 잊지 말자. 그날 그는 에어쇼에 참석 중이었다. 다행히도 큰 부상은 입지 않았으나 이 사건은 마치 ‘불운의 삼중주’처럼 여겨져 당시 언론과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13번째 타로카드는 무엇일까? 죽음이다. 프라이팬으로 얼굴을 후려치는 것만큼 섬세하다.

우주가 “깜짝이야!”라고 외친 뒤 당신 얼굴에 파이를 던지는 것과 영적으로 동급이다.

호텔 층수의 리브랜딩

과학을 사랑하는 현대 문명도 숫자 13 앞에서는 여전히 겁을 먹는다.

호텔들은 마치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12층 다음에 14층으로 건너뛴다.

“응, 나 14층에 묵고 있어”라고 카렌이 잘난 듯 말하지만 속으로는 룸 1401이 가짜 콧수염을 단 룸 1301은 아닐까 의심한다(여기서 ‘카렌’이란 인터넷 문화에서 일반적으로 과하게 특별 대우를 요구하고 종종 음모론적 사고를 하는 중년 백인 여성을 칭한다).

오티스 엘리베이터 회사에 따르면 13층이 표시된 건물 일곱 개 중 여섯 개는 그냥 조용히 그 층이 존재하지 않는 척하고 있는 것이란다.

이건 마치 “요즘 일 쉬고 있어요”라고 말하면서 사실은 인디드닷컴(구직 사이트)한테 조용히 무시당한 것과 같은 건축계 버전이다.

아폴로 13호

심지어 우주로 물건을 일부러 보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조차 아폴로 13호의 거의 재앙에 가까운 미션(달 착륙 포기) 이후 겁을 먹고 13번째 셔틀 비행의 이름을 ‘STS-41-G’라는, 프린터 오류 같은 이름으로 바꿔버렸다.

브뤼셀 항공은 로고에 점이 13개 있다는 이유로 디자인을 바꿨다. 그 직원회의 장면을 상상해 보라. “그게 대장내시경 결과처럼 보여도 상관없어요. 그냥 14번째 점을 넣으라고요!”

그리고 항공사들이 당신의 목숨을 잘 알지도 못하는 ‘모자 쓴 크레이그’란 이름의 사람에게 일상적으로 맡기면서도 13번 줄은 아예 생략할 정도라면 이건 정말 심각한 거다. 마치 난기류가 “잠깐, 이 줄은 존재하지 않네. 그럼 14번 줄을 더 흔들어야지”라고 할 것처럼 말이다.

우주의 흐름을 되돌리는 법

오늘 운을 되돌리고 싶다면 걱정 말자. 아일랜드와 유럽 민속 전승에 따르면 우주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약간은 제정신 아닌 행동들이 있다.

예를 들면 지진이 난 것처럼 옷을 거꾸로 입고 나가기, 아침 식사 전 세 번 재채기하기(커피를 들고 있을 때는 말고) 그리고 비를 맞으며 걷는 것도 가능하다. 물에 젖는 것이 영적 정화와 같다고들 하기 때문이다.

목록에는 또 이런 것도 있다. 도토리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비유가 아님), 다림질하지 않은 시트에서 잠자기(드디어 만성적인 게으름뱅이들을 위한 미신 등장), 그리고 투명한 유리 깨기도 있다. 단, 거울은 안 된다. 거울 깨기에서 비롯될 7년간의 불운과 청소 비용과는 선을 긋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물들!

양 세 마리를 보면 행운이다. 새가 네 머리에 똥을 싼다고? 그것도 행운이란다, 분명히. 물론 그건 앞머리에 새똥 맞은 사람을 위로하려고 누군가가 만들어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집에서 개구리를 발견했다면 당황하지 말자. 이건 (모세가 람세스에게 내린) 성경 속 재앙이 아니라 당신이 이제 영적으로 양서류와 조화를 이루게 된 거다. 축하한다.

그래서 13일의 금요일은 정말 저주받은 날일까? 아니면 그냥 취미 하나쯤은 필요해 보이는 지나치게 호들갑스러운 날짜일까?

어쨌든 만약 오늘 우버가 취소되고, 핸드폰이 꺼지고, 강아지가 방구석을 으스스하게 쳐다본다 해도 너무 걱정하지 말자. 그냥 날짜를 확인하고, 가장 가까운 나무를 두드리자. 가능하면 머리 말고 다른 부위로. 그리고 아주 혼란스러운 다람쥐처럼 도토리를 주머니에 쑤셔 넣어라.

그리고 모든 게 안 된다면 집에 머물며 촛불을 켜고 옷을 거꾸로 입고 줄리아 루이 드레이퍼스가 나오는 시트콤을 보자. 1961년생인 그녀는 13일의 금요일에 태어나 지금까지 멋지게 잘 살고 있으니까.

*박경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