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처음 하는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는 재료 중 하나가 바로 미역이다.
미역국에 도전하면서 생각보다 소박한 양에 한 봉지를 다 털어 넣다 보면 ‘미역 지옥’을 맛보게 된다.
마른미역이 물과 만나면 얼마나 많이 불어나는지 잘 몰라서 벌어지는 참사다.
이 미역을 냄비가 아니라 배에 털어 넣었다가 응급실에 실려 간 레전드 자취생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두고두고 회자하는 자취생의 사연은 이렇다.
사정이 좋지 않아 컵라면으로 연명하던 A씨.
매월 초 돈이 들어오는데, 과하게 소비를 한 상태라 통장 잔고는 3천 2백원이 전부였다.
그 돈으로 일주일을 버텨야 했다. 라면조차 떨어지자 냉장고를 뒤졌지만 썩어가는 버섯과 마늘이 전부였다.
찬장을 살펴보다 조미료 사이에 있던 미역 한 봉지를 발견했다.
배가 고프니 미역이라도 과자처럼 오독오독 씹어먹었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그날 새벽, A씨는 엄청난 토기를 느끼며 잠에서 깼다.
이미 베개와 이불 위는 갓 따온 것 같은 촉촉한 미역이 널브러져 있었다.
곧바로 화장실로 가서 토했더니 미역이 끝도 없이 나왔다.
119에 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했다.
사유를 묻는데 무섭고 정신도 없어서 “미역을 계속 토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수화기 너머에서 웃음 소리가 들렸다.
응급실에 실려가면서도 계속 미역을 토했다.
미역을 받아주던 구급대원은 “이거…미역 맞죠?”라고 한번 더 확인사살을 했다.
응급실에 도착해 의사에게 사정을 설명하는 중에도 미역은 계속 몸 밖으로 나왔다.
황당한 상황에 의사는 물론, A씨와 뒤늦게 소환된 A씨의 부모님도 울었다고 한다.
A씨는 “그 후로 난 미역을 못 먹는 몸이 됐다. 미역은 무서운 음식이다. 다들 조심해라”라며 경고했다.
누리꾼들은 “상황이 상상돼서 웃긴데 사연은 또 슬프다” “진짜 무서웠겠다” “80g인데 32인분이라니” “아는 분도 가난하고 배고파서 다시마 계속 먹다가 저렇게 돼서 70 넘었는데도 다시마 안 드시더라” “과소비로 돈이 없었던 거라 눈물이 쏙 들어간다” “잘못하면 질식하는데 다행이다” “곤약도 조심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