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하늘길 마저 막혀버린 지난 5월.
약 2.5cm 쇳조각을 삼켜 목숨이 위태로웠던 아프리카 남수단 4살 소녀가 세브란스병원 초청을 받고 한국 땅을 밟았다.
식도를 뚫고 나온 쇳조각은 기관지까지 뚫고 대동맥궁 근처에 자리 잡고 있었다.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기 힘든 경우였다.
의료진은 “살이있는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글로리아 간디는 두 차례에 수술을 마치고 건강을 회복했다.
지난 29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글로리아는 지난해 7월 갑자기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
통증으로 잠도 잘 자지 못했다.
인근 병원에서 X-ray 검사를 한 결과 가슴에서 쇳조각이 발견됐다.
혼자 놀다 삼킨 100원 동전 크기 쇳조각이 식도 아래에 걸린 것이다.
글로리아 아버지는 딸을 데리고 남수단, 수단, 이집트 3개국을 돌며 치료받으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경제 사정이 좋지 못한 글로리아 가족에게 수술비용도 문제가 됐다.
연세 세브란스 병원이 딱한 소식을 듣고 무료 수술을 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이집트 정부가 국제선 항공을 모두 폐쇄해 한국 입국은 한 달 반 미뤄졌다.
지난 5월에서야 입국한 글로리아는 6월과 8월, 2차례 몸에 있는 쇳조각을 빼내는 수술을 받았다.
반년 넘게 몸에 박혀 있던 쇳조각은 식도를 뚫고 기관지로 이동한 상태.
쇳조각을 빼낸 뒤 손상된 식도와 기관지를 아물게 하는 치료까지 난관의 연속이었다.
두 번의 수술 끝에 글로리아는 정상적으로 호흡하고 식사도 가능하게 됐다.
건강을 되찾은 글로리아는 입원 4달 만인 지난달 30일 퇴원했다.
세브란스 병원 측은 “쇳조각을 삼키고 국내로 올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기적이다. 글로리아가 힘든 수술을 견디고 건강을 되찾아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딸 치료를 위한 아버지 헌신과 글로리아의 치료 방침을 상의하고 헌신적으로 치료해 준 의료진들의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