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분들도 고생해서 우리가 그렇게 치료를 받았는데, 우리도 한 번 돌려드려야 하지 않겠나.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니니까. 다 나은 피를 뽑아서 드리는 거니까”
지난 1일 SBS 산하 뉴스 콘텐츠 채널 ‘비디오머그’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을 기증한 코로나19 완치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코로나19 혈장치료제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의 혈액 속 혈장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 항체를 추출해 만드는 치료제다.
완치자의 항체로 만드는 치료제인 만큼,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개발 속도도 가장 빠르고 약효 또한 가장 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직접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에 완치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드린다”고 강조했을 정도다.
현재 최우선 과제는 임상시험에 필요한 혈장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완치자들의 혈장 기증이 많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한 청년 네 명은 얼마 전까지 미지의 공포와 싸워야 했던 코로나19 확진자들이었다. 지금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완치자들이다.
이들에게 혈장 기증은 꼭, 그리고 당연히 해야만 했던 일이었다.
28살 회사원 김동현 씨는 “치료제가 없으니까 불안했다”며 치료 기간을 회상했다. 마찬가지로 28살 회사원 박성언 씨 또한 “제일 무서웠던 게 막연함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무척이나 아프기도 했다.
34살 간호사인 김창연 씨는 “진통제를 계속 먹고 싶고, 진통제 효력이 다하면 아파서 잠에서 깰 정도였다”고 전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무척이나 미안했다.
동현 씨는 “나로 인해서 주변 사람들이 자가격리를 하고, 회사 문을 닫는 게 너무 미안했다”며 “지금도 도시락을 싸고 다니면서 점심시간에 혼자 먹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창연 씨는 “퍼질 걸 아니까 너무 걱정이 많이 됐고, 아직도 생각하면 죄송하다”고 했다.
광현 씨는 “나오고 나서 2달 동안은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가 될까 봐 아예 못 만났다”고 전했다.
성언 씨는 “주변 사람들도 저를 피하는데 이해가 됐다”고 했다.
그런 청년들이 혈장 기증을 한 이유는 명료했다.
“저희는 직접 느껴봤잖아요.
의료진분들도 고생하고, 나라에서도 여러 가지를 해주셔서 우리가 그렇게 치료를 받았는데, 우리도 한 번 돌려드려야 하지 않겠나.
혈장을 통해서 치료제가 되고 백신 개발에도 기여를 할 수 있다니까 당연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니니까, 다 나은 피를 뽑아서 주는 거니까”
이달 1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완치자는 1만 1,613명이다. 혈장 기증 의사를 밝히는 완치자는 조금씩 늘어 임상 가능한 최소 기준선(120명)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