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자꾸만 밖으로 나가는 시민들 때문에 반도의 시장들이 열 받았다.
최근 우리나라와 똑같은 지형인 반도 국가, 이탈리아의 각 도시 시장들은 화상으로 짧고 굵은 공지를 발표하고 있다.
나이 지긋하고 점잖은 인상의 한 이탈리아 주지사는 사무실 의자에 앉아 차분하고 다정한 말투로 안내를 시작했다.
“여러분들이 파티를 열고 싶어 한다는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경찰을 보내겠습니다.
화염방사기를 들고”
이 정도는 아주 상냥한 경고였다. 조금 더 젊어 보이는 또 다른 이탈리아 시장은 영상 시작부터 한숨을 한 번 쉬더니, 한숨을 쉬어도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난 20년간 조깅을 뛰었는데, 우리 지역에서 조깅하는 사람은 최대 20명이었습니다.
근데 어떻게 갑자기 다들 육상선수가 된 겁니까?
언제부터 그렇게 뛰는 걸 사랑했는데요.
뭘 위해 뜁니까?
뛰어본 건 초등학교 때가 마지막이면서.
왜 뛰냐고요”
감정에 복받친 듯, 중간중간 손으로 만두 모양 제스처까지 취해 보인 시장은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아파트에서 파티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집에 있으라는 건 가족들과 집에 있으란 소립니다. 이웃들이랑 파티하란 소리가 아니라.
우리 이웃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친했는데요.
우리가 언제부터 그렇게 절절한 관계였냔 말입니다”
다른 도시의 여성 시장은 종이로 경고문까지 인쇄해 펼쳐 들고 화상으로 시민들을 향해 화를 냈다.
“제발 강아지들 핑계 좀 그만 대세요. 강아지들도 지쳤습니다. 지쳤다고요.
나를 미치게 하는 건 사람들이 몰래 미용실을 찾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좋네요, 머리도 예쁘게 빗질하고.
예쁘게 제모된 상태로 죽을 테니”
시민들이 미용실에 간다는 소식을 접한 또 한 시장도 화상 공지를 통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미용사를 불러요?!! 도대체 XX 그게 뭘 위한 겁니까.
관짝은 닫힌다는 걸 이해 못 해요?
누가 당신을 볼 수 있기는 하냐고요.
관짝 안에서 머리 예쁘게 하고 있으면”
이탈리아 시장들의 이같은 영상들을 접한 우리나라 누리꾼은 “승질머리가 한국 같다”, “반도라서 실제로 성향도 비슷하다더니 진짜 그렇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