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 5천1백만 명 중 운전면허증을 가진 사람은 3천2백만 명 정도다.
웬만한 성인은 다 가지고 있는 게 바로 운전면허증인 셈이다.
요즘이야 그럭저럭 준비하다 보면 따는 게 운전면허증이라지만 90년대는 달랐다.
특히 1996년 8월 1일부터 신형 운전면허시험 코스가 적용되며 난이도는 최상에 달했다.
한 면허시험장에서는 신형 코스에 적응하지 못한 응시생 195명이 이틀 동안 전원 낙방한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14F’에는 ’90년대 운전면허 장수생이 많았던 이유’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 운전면허 시험의 흐름을 담은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에는 1996년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했던 낙방한 이들의 뉴스 인터뷰 장면이 담겼다.
한 응시자는 “미리 시험장을 알려주서 교육을 받게끔 해놓고 실시하던가”라며 무척 격앙된 모습이었다.
다른 응시자는 “오늘 주행시험 떨어져서 2개월 뒤에 시험 봐야죠. 총 여섯 달 걸려요”라고 말했다.
당시 마이카 열풍을 타고 운전면허를 따려고 시험장으로 몰리기 시작한 사람들.
하지만 시험장 수가 적고 3번 떨어지만 6개월 동안, 7번 떨어지만 2년 동안 응시를 할 수 없었다.
평일 밤 10시까지 야간시험을 실시하는 데다가 필기시험과 기능시험이 어려워 재도전하는 장수생이 많았다.
특히, 기능시험은 S굴절, 곡선(S자), 방향전환(T자) 등 각기 다른 코스시험에 합격한 다음 주행시험을 또 봐야 했다.
96년 8월부터 시작된 신형 코스는 각각의 코스와 주행평과 과정을 700m 구간에 통합했다. 여기에 기어변속, 평행주차 코스, 교차로 코스, 철길건널목 코스가 추가됐다.
장점은 시험을 통과만 하면 바로 밖에서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워낙 시험이 어려워 당시 합격률은 10%대에 머물렀고 운전면허 장수생이 늘어났다.
이후 2011년 6월 부터 운전면허 간소화 정책이 시행되며 운전면허 시험 합격률은 90%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직진만 하면 되는 수준이다 보니 정작 면허증을 받은 사람도 도로에 차를 몰고 나가기가 두려울 정도였다고.
당시 면허 취득 1년 미만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가 급증하면서 ‘물면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2016년부터 난이도를 높인 새로운 운전면허 시험을 시행했다.
운전면허 시험 코스는 기존 50m에서 300m로 늘어났고 T자 코스·신호 교차로·경사로 정지 후 재출발 등도 다시 등장했다.
당연히 합격률은 떨어졌지만 초보운전자의 사고율은 줄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90년대 운전면허 시험 수준에 놀라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운전은 밤에도 하는 건데 야간 운전 시험도 추가해야 한다” “90년대가 정상이지” “요즘 운전면허 학원에서는 방향지시등 교육은 안 하나요?” “너무 쉽게 따는 게 이상한 거지”라며 운전면허 시험은 어려운 게 당연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