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5살이던 해인이는 어린이집 하원 중 차량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해인이 부모는 갑작스럽게 떠난 딸과 마지막 인사조차 나누지 못했다.
부모님의 시간은 3년전 멈췄다. 그리고 이와 같은 불행을 막기 위해 발의한 ‘해인이법’도.
지난 25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3년 전 차량 사고로 세상을 떠난 해인이의 부모님이 출연했다.
해인이 부모가 어렵게 털어놓은 당시 사고 상황은 이랬다.
하원을 위해 어린이집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해인이는 맞은편에서 굴러온 차량에 치였다. 제동장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근처 유치원 학부모의 차량이었다.
사고 전후 과정은 해인이 부모님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었다.
차가 천천히 움직인 시간은 약 20초. 그사이 굴러가는 차를 잡고서도 차주는 어떤 경고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피하라고 한 번이라도 외쳤더라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원을 돕던 선생님의 대처도 의문이었다. 주변을 한 번이라도 둘러봤더라면 위험을 알아차렸을 터였다.
또, 해인이가 차에 치인 후 사람들이 몰려들자 쓰러진 해인이를 일으켜 세웠고 걸려서 원내로 이동했다.
거기서 외상이 없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후 해인이를 담임교사에게 인계했고 담임교사는 해인이를 안고 원장실로 갔다고.
해인이 엄마는 하원 10분 전 “해인이가 차에 치일 뻔했는데 선생님이 막아서 다치진 않았다. 외상은 없지만 조금 놀란 것 같다. 혹시 몰라서 119를 불렀다”라는 어린이집 전화를 받았다.
부모는 씻고 옷도 갈아입으며 여유롭게 나갈 준비를 했다.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담임교사는 해인이 엄마에게 응급실로 가고 있다며 하트와 눈웃음 이모티콘이 들어간 문자를 보냈다.
이후, 부모가 구급차 CCTV를 확인해보니 선생님이 문자를 보낼 때 해인이는 산소마스크를 낀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부모는 병원 도착 5분전 “상황이 좋지 않다”는 구급대원의 전화를 받았고 병원에 도착했을 땐 해인이가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미처 감지 못한 두 눈에 눈물이 고인 채로.
해인이의 사인은 충격에 의한 장기파열로 인한 과다출혈 및 쇼크였다.
부모는 사고 당시 초기 응급조치만 제대로 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 내내 남는다고 했다.
이런 사고가 두 번 다시 생기지 않도록 2016년 8월 ‘해인이법’이 발의됐다. 법안은 어린이가 위급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경우엔 누구나 어린이를 신속하게 응급의료기관으로 옮기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몇 년째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 해인이 부모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되는 국민청원을 통해 법안 통과를 호소했다.
방송 당시 2만 6천여 명이던 청원 참여인원은 방송 이후 빠르게 늘어 26일 밤 12시 전 20만 명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