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저는 그날 산책 가는 줄로만 알았어요.
그런데 왜 저를 버리셨나요…?”
지난 25일 SBS ‘TV 동물농장’ 관련 콘텐츠 유튜브 채널 ‘애니멀봐’에는 ‘한 남자가 시작한 끔찍한 숨바꼭질’이라는 제목으로 사연 하나가 전해졌다.
한 달 남짓 전인 지난 추석, 어느 아파트 단지에서 강아지가 발견됐다. CCTV를 확인해보니, 강아지는 보호자로 추정되는 남성과 이곳에 왔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함께 산책을 나온 듯,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그때 남성은 자신을 향해 꼬리를 흔드는 녀석에게 숨바꼭질 놀이를 시작했다.
강아지의 줄을 놓더니 차 뒤로 숨은 남성은 강아지가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게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숨었다.
해맑게 숨바꼭질 놀이를 즐기던 강아지는 곧 이상함을 직감하고 애타게 보호자를 찾았다.
남성은 녀석이 자신을 찾는 틈을 타 점차 멀어진 뒤, 그대로 강아지를 버리고 아파트 밖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강아지는 왔던 길을 되돌아 몇 번이나 보호자를 다시 찾았다. 오가는 낯선 사람과 차들 뒤를 쫓으며 혹시 주인님인가, 하고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성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다행히 임시보호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어 녀석은 임시보호자에게 연계됐다.
임시보호자는 녀석의 몸에 무언가 혹이 잡힌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병원에 데려간 결과 녀석에게는 악성종양이 온몸에 포진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의사는 “(보호자가) 저런 몽우리를 발견 못 했을 리는 없다. 최소한 1년 전에는 알았을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추측을 내놓았다.
분명 반려견의 심각한 상태를 알았을 텐데, 어떻게 이토록이나 쉽게 자신을 애타게 찾는 녀석의 손을 놓아 버릴 수 있었을까.
물건 버리듯 버려진 녀석은 자신의 처지를 안다는 듯, 임시보호자를 잘 따르며 얌전히 지내고 있었다. 이마저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방송 제작진은 근처에서 강아지를 본 적 있다는 증언과 CCTV를 토대로 유기한 주인을 찾는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