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만석 기차에서 자신의 가족에게 호의를 베풀어 준 군인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지난 17일 페이스북 ‘군대숲’ 커뮤니티에는 4년 전 고마웠던 군 장병을 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2015년 4월, 사연의 주인공인 A씨는 출장에 간 남편 없이 임신한 몸으로 세 살 된 딸과 함께 홀로 대구에 내려가야 했다.
갑자기 병세가 나빠진 친아버지의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가장 빠른 입석 열차에 몸을 실어야 했던 A씨는 만삭의 몸으로 어린 첫째 딸을 앉힐 수 있는 좌석을 찾아다녀야 했다.
그러나 객차 출입구에 있는 간이의자까지 모두 차 있었고 이리저리 이동하느라 짜증을 내는 딸 아이에 더해지는 허리 통증까지, A씨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한 칸만 더 확인해 보고 바닥에라도 앉아 가야지’라는 마음으로 객실 문을 연 A씨는 천사 같은 한 군인을 만나게 된다.
A씨를 본 그는 선뜻 자리를 양보하며 “앉으세요”라고 말하며 자세를 낮추며 딸과 눈을 맞췄다.
그리고는 “엄마 뱃속에 이쁜 동생이 있으니 더 이쁜 공주는 삼촌 무릎에 앉아갈까?”라며 손을 내밀었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딸에게 고개를 끄덕여 같이 앉아갈 것을 허락하자 딸은 군인에게 가서 안겼다.
상냥한 그의 말투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는 A씨는 대구로 가는 내내 딸 아이의 질문에 하나하나 다 대답해주고 어린이날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지 물어보고 자신에게 알려주기까지 한 그가 정말 고마웠다고 한다.
딸도 그를 정말 좋아했다며 4년이 지난 딸의 장래 희망이 ‘군인’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그가 딸에게 좋은 인상으로 자리 잡았는지 알 수 있다.
A씨는 부대 마크와 대략적인 제대 일자 등을 공개했고 그를 꼭 다시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 사연은 일주일여 만에 1만 4000여 개의 ‘좋아요’와 ‘댓글’이 달리며 빠르게 퍼져나갔고 생각보다 빨리 그 천사 군인을 댓글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해당 게시물 댓글에 그는 “우선 아버님 일에 대해서는 늦게나마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며 너무 고마워 할 필요 없고 음식을 대접 하고 싶어 하시는 마음만 받겠다며 가정의 축복을 기원했다.
또한 “아마도 아버님께서 가시는 길에 따님과 손주분들이 편히 오시길 바라는 마음이 크셨고 그 마음이 저에게 닿아 제가 배려할 기회를 주신 것 같네요”라며 속깊은 마음씀씀이도 드러냈다.
겸손과 따뜻함이 묻어나는 장문의 댓글을 본 누리꾼들은 “이 가정과 저 군인 분이 꼭 다시 만나 식사라도 하셨으면 좋겠다”, “사람이 아니라 천사인 것 같다”는 반응 등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