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성지 보드가야에서 온 인도 승려들. 왼쪽부터 록키, 비풀라, 심담(한국), 샤사 스님.
22일 션윈 대구공연에는 특별한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곳인 인도의 보드가야(Bodh-Gaya)에서 온 스님들이다.
인도 비하르주(州)에 있는 보드가야는 석가모니가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은 곳으로, 석가모니 탄생지 룸비니, 최초의 설법지 녹야원(사르나트), 열반지 쿠시나가라와 더불어 불교 4대 성지로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성지로 꼽힌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인도 스님들은 록키(Rocky), 샤사(Sasa), 비풀라(Bipula) 스님으로 보드가야 성지에 있는 인도 비쿠 상가(All India Bhikkhu Sangha)에 소속된 승려들이다.
‘비쿠 상가’는 남자 승려들로만 구성된 교단으로, ‘비쿠’는 남자 승려를 뜻하는 말로 우리 나라로 전해지면서 비구(比丘)가 됐고, ‘상가’는 ‘승가(僧伽)’로 변했다. 이들을 초대한 심담(深潭) 스님은 “한국에서 제일 높은 스님을 ‘종종’ 스님이라고 하는데, 이분들이 바로 인도 종종 스님의 제자들”이라고 소개했다.
넉 달 전 한국불교와 문화를 배우기 위해 왔다는 스님들은 공연 내내 마치 어린아이처럼 즐거운 표정이었다. 부채로 매화꽃을 표현한 작품 ‘매화’의 막이 오르자 모두들 “와” 하는 탄성을 쏟아내는가 하면 수호지에 등장하는 파계승 노지심(魯智深)이 술 마시는 장면을 보고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기도 했다.
중국 공연을 처음 접한다는 스님들이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작품은 ‘장난스런 젊은 스님들’. 산사의 이른 아침, 주지 스님의 눈을 피해 참선을 빼먹고 노는 젊은 스님들을 익살스럽게 그린 작품이다. 이들은 “우리도 승려지만 정말 재미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인도 불교에 입문한 지 15년이 됐다는 록키 스님은 션윈에 대해 “천사 같은 공연”이라며 “이런 공연을 볼 수 있게 돼서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인도의 주요 종교로는 흔히 힌두교나 이슬람교를 떠올리게 되지만, 록키스님은 “20년 전 불교 신자가 1% 정도였지만 현재는 12%”라며 “현재 인도에서 불교가 성장하고 있으며 많은 사찰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들과 동행한 심담 스님(서울 마하연)은 “한 공연 속에서 서민에서 황실까지 중국문화 전반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심담 스님은 불교 신자 소개로 션윈을 접한 후 “많은 지인들에게 공연 표까지 사줘가며 소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션윈 예술단은 25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공연을 갖는다. 오는 29~30일 경기도 고양 아람누리 극장 공연이 끝나면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건너가 월드투어를 계속할 예정이다. (사진=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