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시작 불과 6일 전이었다. 홍콩 입경사무처가 21일 션윈예술단(神韻藝術團)에 예술 스태프 7명에 대한 비자를 거부한다는 통보를 보냈다. 현지에서 조달가능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홍콩 션윈공연은 원래 1월 27일부터 31일까지 홍콩예술대학 가극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홍콩 공연 주최 측은 당국에 재심사를 요구했다. 그러자 입경사무처(출입국사무소에 해당)는 1명에 대한 입국을 구두로 허락했다. 하지만 조명, 음향, 디지털 백스크린 등 핵심 기술 스태프 6명에 대한 비자는 끝내 거부됐다.
션윈 측은 기술 스태프가 없이는 공연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당국을 설득했으나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션윈은 지난해 10월 13일 비자 신청을 한 상태였다. 션윈 공연을 위해선 오케스트라단, 남녀무용수, 기술 스태프 등 100여명이 동시에 움직인다. 홍콩당국은 단원 대부분에 대해 비자를 발급했으나 일부 인원에 대해서만 발급을 미뤄오다 공연을 며칠 앞두고 거부 통보를 한 것이다.
홍콩입법회(의회) 앨버트 호 의원은 홍콩당국의 전략은 가능한 비자 승인 절차를 오래 끌다가 핵심 스태프의 비자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홍콩입경처가 중국당국의 압력으로 인해 비자를 거부했을 것이라고 본다.
이 때문에 람윙인 전 홍콩 입법의원은 홍콩의 독립성이 유지될지 우려했다. 람 전 의원은 “중국은 홍콩이 50년 동안 불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우리 삶에서 자유, 문화, 예술 등 어떤 것도 변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홍콩이 여느 중국 도시처럼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션윈예술단은 2007년 글로벌 투어를 시작한 이래 세계 100여개 도시에서 공연을 했다. 하지만 홍콩공연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션윈예술단은 2006년 중국공산정권의 지배하에 파괴된 중화문화를 부활시킨다는 취지로, 중국 출신 파룬궁수련생들이 주축이 돼 뉴욕에서 설립됐다. 파룬궁은 중국에서 1999년 이래 중국정권의 탄압을 받고 있다.
홍콩 공연은 바로 션윈이 중국 본토로 진출하는 시발점이었다. 지난해 12월 매표가 시작된 지 불과 5일 만에 주최 측이 보유한 일부 티켓을 제외한 전석이 매진될 만큼 션윈에 대한 중국인의 기대는 컸다.
주최 측인 홍콩 파룬따파(法輪大法)협회에 따르면 중국 본토인의 문의가 많았고 이들 대부분이 ARS로 예매를 했다고 한다. 또 해외에서 션윈 공연을 접했던 중국인들이 중국 본토에 있는 가족을 위해 표를 구하는 일도 있었다.
션윈은 성명을 통해 “더 큰 스케일로 홍콩에 오겠다”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