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관객들은 2009년에도 신운공연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원했다.@안희태 기자 |
[대기원] 22일부터 열린 신운뉴욕예술단 대구공연이 24일 7시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총 5회에 걸친 공연에 약 5천여 명의 관객들이 찾았고, 특히 마지막 공연인 24일 공연에는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 수백 명이 매표소 앞을 메우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공연장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24일 공연에서 보여준 관객들의 환호는 대구라는 지역을 거론하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함이 있었다. 한 공연관계자는 “대구 관객들의 호응은 세계 어떤 지역보다 열정적”이었다고 전했다.
신라의 중심지였던 대구경북 지역에는 아직도 과거의 영광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당나라와 활발한 문화교류를 펼쳤던 신라는 당나라의 문화와 불교를 받아들여 꽃을 피웠다. 당시 제작된 불국사와 석굴암 등 국보급 문화재에는 이런 아름다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운공연의 주요 취지중의 하나는 중화문화의 최전성기였던 대당(大唐)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당대 문화와 불교 문화에 친숙한 대구경북 지역 관객들은 자연스레 신운공연에 열광한 것이다.
현재도 대구는 서울과 함께 한국의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화예술계에는 “대구에서 성공하면 한국에서 성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류공연은 반드시 대구를 찾아 관객들에게 평가받는다. 신운스펙태큘러 대구공연에서 보여준 관객들의 수준 높은 관람태도와 열띤 환호는 여기에서 기인한다.
한국 불교와 불교문화의 중심지인 지역 특색도 신운공연이 전하는 불가의 메시지, 이를테면 자비와 선(善)을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일조했다. 특히 무용극 “선념결불연” 공연 내내 쏟아지는 박수가 이를 설명한다.
24일 많은 문화예술계 인사과 종교계 인사가 공연장을 찾았다. 한국에서 손꼽히는 명문 국립 무용단인 대구시립무용단의 초대 안무가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뛰어난 무용가로서 수 많은 제자를 길러낸 김기전 여사를 비롯해, 영남 선소리 산타령 명인 김묘순 원장, 하빈들소리 전수자 주정화씨를 비롯한 무형문화재 전수자들이 공연을 관람했다. 또 선암사 주지 성진스님을 비롯한 많은 불교계 인사들도 공연장을 찾았다.
기자는 이번 대구공연 밀착취재기 기간 내내 한가지 특수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천년왕국 신라가 사라진 지 천여년이 넘었지만, 신라를 찬란하게 빛냈던 사람들은 수많은 윤회를 거쳐 오늘까지 신운공연을 기다려 왔다는 느낌이었다.
이외에 전통적으로 불의(不義)를 보면 참지 못하는 지역특성도 호평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일제강점기 시절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했고, 1960년 2.28 대구민주운동을 펼치는 등 독재정권에 항거했다.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는 “각성”이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불의에 직면했을 때 외면할 것인지, 아니면 정의의 편에 서서 행동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는 데서, 끊임없는 박수로 정의를 선택한다는 답변을 보낸 관객들의 반응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이와 함께 관객들은 신운공연이 관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에 주목했다.
의성 대화사의 서래(西來) 스님은 “처음에는 단순한 중국 전통 무용극 정도겠지 생각했는데, 인생에 대해 뭔가 알게 하고 너무나 깊은 뜻을 가지고 있어서 불자 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어렴풋이 내포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신운공연이 전하는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다고 평가했다.
부산에서 TV광고를 보고 지인들과 함께 대구공연장을 찾았다는 주부 한경자씨는 이번 공연이 관객들을 자신의 근원으로 돌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태고(太古)로 돌아가 내가 마치 신선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마치 우주의 기(氣)라도 받은 듯이 몸이 붕붕 뜨는 듯 했답니다.”
24일 공연 후 관객들을 찾아 소감을 물었고, 관객들의 상당수가 신운예술단에 감사의 뜻을 꼭 전달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일반적인 공연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요청이다.
지역 교육계 원로인 오상인씨는 “먼 곳에서 오셔서 좋은 공연을 보여준 예술단원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런 공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인고의 세월을 보냈을까요?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길 기원하며, 아름다운 중화문화를 보급하는 데 힘쓰시길 바랍니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