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두 팔로 봉황의 날개를, 오른쪽 다리로 봉황의 꼬리를 묘사한 런펑우. 균형잡힌 그녀의 자세는 봉황보다 더 아름답다. |
[대기원] 용과 학이 교미하여 낳은 상서로운 새 봉황(鳳凰)은 동아시아의 신화 및 전설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이다. 중국에서 봉황은 왕후의 상징이다. 한국에서도 봉황은 “신조(神鳥)”라 하여 새 중에 으뜸으로 치며 신성시하였다. 조선 시대에는 봉황의 생김새와 행동거지를 임금이 지녀야 할 덕목으로 여겨 봉황을 임금의 상징으로 삼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봉황은 늘 왕의 상징이 되었다. 요즘도 대한민국 대통령 집무실엔 봉황이 대통령보다 높은 자리에 앉아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봉황을 버렸다. 봉황 무늬가 주는 이미지가 권위적이고 봉건적이라는 이유로 얼마전 집무실의 봉황 표장을 없애라고 지시한 것.
그러나 한국에서 봉황을 없애기는 쉽지 않을듯하다. 전설 속의 새 봉황은 어느새 사람들의 생활속으로 들어왔다. 학생들이 받는 상장에도, 새 국새에도 그리고 신운예술단이 공연하는 경희대가 위치한 고황산(高凰山)에도 자리를 잡고 있다. 고황산의 원래 이름은 천장산(天藏山)이었다. 산세가 마치 봉황이 날개를 펴고 창공을 훨훨 날아가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1960년 고황산(高凰山)으로 이름을 바꿨다. 고황산 안에 자리 잡은 경희대 평화의 전당엔 올 초부터 인중봉황까지 날아들었다.
주인공은 바로 신운예술단 공연홍보 포스트의 메인 모델인 런펑우(任鳳舞, Michelle Ren). 그녀의 이름이 의미하는 것은 “봉황의 춤”이다. 이름 덕분일까? 포스트에서 볼 수 있는 그녀가 곧 한 마리 봉황이다. 그녀의 모습에선 기품과 위엄,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다. 런펑우는 작년 뉴욕에서 열린 제1회 중국무무용대회에서 여자부 대상을 받았다. 현재 신운예술단 안무가 및 수석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다. 신운뉴욕예술단 내한 공연을 하는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는 2월 24일까지 봉황을 닮은 그녀의 모습을 직접 볼 수있다.
신운예술단이 공연하는 평화의 전당은 착공에서 완공까지 무려 23년이나 걸렸다. 사연은 많았지만 아름다운 외관 덕분에 평화의 전당은 현재 경희대를 상징하는 대표건물이 되었다. 신운예술단의 경희대 공연은 형상으로 보면 봉황이 제 둥지를 찾아 든 것이나 다름없다. 봉황을 사랑하는 나라인 한국에서도 봉황 모양의 고황산에 세워진 평화의 전당. 그 무대에 선 런펑우의 몸짓이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