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년 만기 정기예금 사라지나…은행권 판매 중단 확산
멍인농촌은행 | 웨이보 민영·지방은행, 수익성 악화에 고금리 장기 상품 유지에 부담감
국유은행도 5년 만기 대액예금 철수… “순이자마진 방어 차원”
중국 은행권에서 3년·5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이 시장에서 조용히 퇴장하고 있다.
연말 ‘자금 확보 시즌’을 맞았음에도 5년 만기 예금 상품을 아예 없애거나 판매를 중단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장기 예금 축소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순이자마진(NIM) 축소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은행들이 비용 절감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러 지방은행은 최근 5년 만기 상품을 공식 발표 없이 온라인·오프라인에서 조용히 내려놓고 있다. 네이멍구 멍인(蒙銀)농촌은행 퉈커우퉈현 지점은 지난 5일부터 5년 만기 정기예금을 공식 폐지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3일에는 같은 은행의 쿤둬룬구 지점이 홈페이지에서 5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삭제했다. 후베이성 농상(農商)은행 징먼 지점도 예금 금리 인하를 발표하며 5년 만기 특판상품 판매를 종료했다.
민영은행에서도 장기 예금 철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커샹(客商)은행, 왕상(網商)은행(알리바바 계열), 쑤상(蘇商)은행, 중관춘(中關村)은행, 이롄(億聯)은행, 화루이(華瑞)은행, 신안(新安)은행 등 최소 7개 은행이 5년 만기 정기예금을 철수했다. 이 중 중관춘·이롄·쑤상은행은 3년 만기 상품까지 함께 폐지했다.
온라인은행인 란하이(藍海)은행, 화퉁(華通)은행은 5년 만기 상품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매진’으로 표기해 사실상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5년 만기 상품 철수 흐름은 대형 은행으로도 번지고 있다. 중국 6대 국유은행과 중대형 주식제 은행(민간·지방 자본이 지분을 나눠 가진 전국 단위 상업은행)의 모바일·인터넷 채널에서는 5년 만기 대액예금(CD형 장기 예금) 판매 창구가 대부분 사라졌다.
지방 상업은행 중 일부는 5년 만기 상품을 ‘한정 판매’로 묶어 신규 고객이나 프라이빗뱅킹 고객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장기 예금 철수에 관해 “순이자마진 축소가 직접적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대출 금리가 떨어지고 순이자마진이 감소하는 상황에 높은 금리를 고정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5년 만기 정기예금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상업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42%로 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연초 대비 0.1%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10년 내 최저 수준이다.
5년 만기 정기예금은 중국의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가계의 안전선 역할을 해왔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은행 예금 선호도가 높은 데다 부동산·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신뢰도가 낮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수년간 부동산 침체와 청년 실업 증가, 기업 파산 확산, 소득 정체가 이어지면서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5년 만기 정기예금으로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자금이 몰렸다.
핀테크 업체 ‘룽360’ 산하 디지털테크연구소의 아이야원 연구원은 “일부 은행은 작년 말부터 이미 5년 만기 상품을 간헐적으로 내렸고, 올해 하반기에 이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며 “연말은 예금 유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기지만 지금은 ‘예금 확보’와 ‘비용 통제’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중국에서 은행권의 5년 만기 정기예금 철수는 단순한 상품 판매 중단이 아니라 가계의 경제적·심리적 안전판이 약해지는 현상으로도 풀이된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