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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베이징이 최근 발표한 5개년 계획은 경제를 전시 체제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중국 공산정권은 미국과의 장기적인 기술 봉쇄나 분쟁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중국 전문가들은 이 계획이 단지 기존 전략의 연속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5개년 계획은 구소련과 중국공산당을 포함한 사회주의 국가들이 사용하는 계획경제의 대표적인 수단으로, 최근 4중전회로 알려진 중국공산당 최고 정치 회의 말미에 다시 제시됐다.

중국 국영 언론 매체들은 10월 24일(이하 현지시간) 4중전회 공식 공보를 발표하며 2026년부터 2030년까지의 15차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이 계획은 “현대화된 산업 체계를 구축하고 실물경제의 기반을 강화하며 과학기술에서 더 큰 자립과 역량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보에 따르면 이러한 목표 다음으로 “내수 확대”와 “생활 수준 향상”이 뒤따른다.

산업 현대화와 기술 독립은 중국이 미국과의 경쟁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핵심 요소였다.

대만 난화대학교 국제 문제 및 비즈니스 교수 쑨궈샹에 따르면, 이러한 계획들은 중국공산당(CCP)이 “미래의 미중 기술전쟁이나 장기적인 기술 봉쇄에 대비하기 위해 구조적 조정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대내적으로는 실물경제 안정과 기술 자립을 국가 안보의 물질적 기반으로 우선시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내수와 자주 혁신을 통해 서방의 공급망 봉쇄에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5개년 계획의 목표에 대해 공보는 “고품질 발전”을 반복적으로 언급했지만 경제 성장 목표치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중국 경제는 중국공산당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강압적인 전면 봉쇄 정책을 시행한 이후 계속 부진했다.

10월 20일 발표된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3분기에 전년 대비 4.8% 성장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이는 2분기의 5.2%보다 낮고 작년 같은 기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그러나 많은 국제 경제학자는 중국공산당의 데이터가 정확하다고 믿지 않는다.

중국공산당은 공보에서 “소비 지출을 늘리면서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러한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또는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 측면에서 공보는 “전투 대비태세 강화”를 강조하면서 “국방과 군대의 현대화” 및 “대국 외교 추진”이라는 중국공산당의 목표를 되풀이했다.

언제나처럼 공보는 억압자와 피억압자 사이의 계급투쟁이라는 공산주의 이론을 강조하며, 당원들이 “우리의 투쟁을 계속 이어갈 용기와 능력을 보여주고, 거센 바람과 험한 물결, 심지어 위험한 폭풍에 감히 맞서야 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중국공산당의 최종적인 15차 5개년 계획은 2026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전시 경제 질서

쑨은 중국공산당의 15차 5개년 계획에서 제시된 우선순위의 순서는 본질적으로 “전시 경제 질서”라고 말했다.

내수 확대보다 “과학기술 자립”을 우선시한 것은 중국공산당이 이미 과학기술을 경제 문제가 아닌 안보 문제로 간주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쑨은 “과학기술은 더 이상 혁신의 자유로운 활동이 아니라 국가가 관리하는 국가 안보 체계에 편입됐다. 5개년 계획은 시장 주도보다 국가 통제를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문제 관찰자 왕허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중산층의 쇠퇴가 내수 취약으로 이어졌으며, 이것이 현재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5개년 계획은 여전히 산업 발전을 중심으로 한다. 이는 경제적 고려가 아니라 전략적∙정치적 고려에 기반한 것이며, 특히 전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제조업이 이미 심각한 과잉 생산능력 상태에 있지만, 중국공산당은 여전히 산업을 강조하고 있다.

왕은 “중국의 조선 능력은 미국의 100배다. 중국공산당의 무기 및 군수 산업은 미국의 2배 이상을 자랑한다. 중국공산당의 정치적 고려가 경제적 고려를 압도한다. 이것이 중국의 경제 정책과 투자에 심각한 왜곡을 초래하고, 정상적인 경제 궤도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2025년 6월 6일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티투섬 인근에서 해상 순찰 중인 필리핀 해군 함정 안드레스 보니파시오에서 바라본 함번 525의 중국 해군 함정이 중국 선박을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 Ted Aljibe/AFP via Getty Images/연합

5개년 계획의 결함

중국의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27%를 차지한다. 제조업 수출은 중국 총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왕은 “중국의 제조업은 국제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공산당이 전랑 외교(wolf warrior diplomacy)를 펼치며 ‘대국’으로서 지속해서 서방과 대립하면 필연적으로 경제 디커플링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것이 15차 5개년 계획의 가장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말했다.

2025년 10월 10일 미국 오클랜드 항구에 도착하는 컨테이너 선박이 예인선의 도움을 받고 있다. │ Justin Sullivan/Getty Images

미중 양국이 은밀한 수단부터 공개적인 수단까지 동원하며 무역 긴장은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10월 9일 희토류 관련 제품에 대한 수출 규제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10월 10일 중국산 수입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대응했다. 10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과 무역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11월 1일부터 중국 상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총 155%로 인상될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를 발했다.

왕에 따르면, 내수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중국의 막대한 생산 능력은 산업을 지탱하기 위해 국제 시장의 수요에 의존하고 있다.

그는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중국은 독립적 산업 체계와 과학기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외부 세계와의 긴밀한 과학, 기술, 교육 교류 없이는 중국이 스스로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2025년 1월 15일 중국 산둥성 빈저우의 한 공장에서 직원이 반도체 칩을 검사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을 제한해 왔으며, 이러한 반도체가 중국의 군사 및 감시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 STR/AFP via Getty Images/연합

대만 양안정책협회의 연구원 우서즈는 중국공산당의 공보에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으며 전반적으로 권력 투쟁과 당내 인사 변동을 포함한 중국의 내부 정치적 과제가 여전히 초점이라고 말했다.

우는 새로운 5개년 계획의 개요가 경제와 관련된 중국공산당의 주요 우려 사항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공산당은 중앙정부의 하향식 관점에서 거시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지역 문제는 당연히 막대한 지방정부 부채의 위험성을 말한다. 중국의 전반적인 경제적 난국 속에서 주요 초점은 내수와 연결된 고용 안정에 있다. 실업 문제는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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