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對)중국 무역수지가 1992년 한중 수교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수산화리튬 등 핵심 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중국과 기술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8일 발표한 ‘최근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진단’에서 “(올해) 상반기 중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대중국 10대 흑자·적자 품목 대부분에서 무역수지가 악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보고서 링크).
무역수지 악화 요인으로는 △중국 경기둔화 △2차전지 핵심소재 수산화리튬 수입 급증 △반도체 제조용 장비·액정표시장치(LCD)·자동차부품·석유제품·화장품 수출 부진 등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1분기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여파로 2분기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상승했다”며 “2분기 중국 경제가 전기 대비 0.4% 성장에 머물렀으며 제조업과 소매판매 모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월부터 중국의 수입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한국을 비롯해 일본을 상대로 한 수입도 모두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대만 역시 6월에는 대중 수출(중국 입장에선 對대만 수입)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한국은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수입이 5월부터 지난해 월평균 대비 6~10배로 급증했다.
연구원은 “상반기 대중국 수산화리튬 수입이 404% 증가했다”며 수입선 다변화와 수입 대체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수산화리튬 수입 의존도는 중국이 83.2%로 압도적 1위다. 이어 칠레(13.7%), 러시아(2.1%), 미국(0.9%) 순이다.
수산화리튬은 호주, 칠레,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86%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 포스코가 2025년 연간 2만5천 톤(전기차 60만 대분) 규모의 생산공장을 아르헨티나에 준공할 예정이나,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리륨 매장량만 따지면 칠레(900만t)보다 아르헨티나(1700만t), 볼리비아(2100만t)가 더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연구원은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이 올해 상반기 32%까지 상승하면서 한국 기업의 상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9% 감소했고, 한국 차 수요가 줄면서 상반기 자동차 부품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3.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석유제품 수출은 중국 현지 수입 소비세 부과로 상반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7.8% 떨어지고, 화장품 수출은 중국 2030세대의 궈차오(國潮·중국산 소비) 열풍으로 상반기에 20.7% 줄며 1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 조의윤 수석연구원은 에포크타임스에 “무역수지 개선하기 위해서는 공급망 편중 문제도 있고 차세대 수출신산업과 관련해서 안정된 소재 수입처 확보가 필요하다”며 “중국의 자급률 올라가는 산업 분야에서는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잘 유지하는 한편, 소비재는 현지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마케팅이나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