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중국 당국의 홍콩시위대 비방에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계정을 대거 삭제한 가운데, 중국 당국이 글로벌 SNS를 선전·선동 도구로 활용해온 전략이 분석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각) ‘중국이 어떻게 홍콩 시위대를 비난하는 트위터 트롤을 퍼뜨렸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트롤’은 북구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이지만, 온라인 공간에서는 분쟁을 조성하고 질서를 해치는 말썽꾼을 가리키는 은어로 쓰인다.
NYT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평소 정치와 관련 없는 스포츠·음악·유머 등 인기화제를 다루는 계정을 운영하다가 국제적인 이슈가 터지면 이들 계정을 동원해 여론전을 펼친다.
중국 공산정권에 대항하는 반체제 인사를 비난하는 트윗을 다수 올리는 식이다. 최근에는 홍콩 시위대가 주된 공격대상이 됐다.
신문에서는 트위터 계정 ‘HKpoliticalnew’을 사례로 소개했다. 이 계정에서는 작년까지 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세계에서 가장 못 생긴 개’ 등을 영어로 다뤘으나, 올해 들어 게시물이 홍콩과 중국 정치에 관한 내용으로 달라지고 언어도 영어에서 중국어로 달라졌다. 홍콩 시위가 발생한 이후에는 시위대 비난 일색이었다.
또한 영어 외에 아랍어,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의 트위터 계정이 음악 등을 소개하다가 시위대 비난에 앞장서는 식으로 운용됐음이 적발됐다. 이들 계정은 가짜 계정이거나 해킹된 계정으로 추정됐다.
트위터는 올해 계정 20만개, 360만건 분량의 트윗을 삭제했다. 삭제된 계정에 대한 자세한 선정 기준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 계정 중 일부는 아이피(IP) 주소가 베이징이었다. 비방글 역시 주로 중국의 근무시간대에 게재됐으며 특정 시간대에 자동반복 게재된 경우도 있었다.
중국에서는 트위터 접속이 차단됐지만 문제가 된 계정들은 모두 중국에서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가 이를 해당 계정이 중국 당국의 선전에 동원됐다는 유력한 증거로 보고 있다.